오늘은 기억력 감퇴는 언제부터 시작되는지 알아보겠다.
기억력 저하의 시기와 초기 증상
누구나 나이가 들어가면서 깜빡하는 일이 점차 많아지기 마련이다. 20대에도 종종 열쇠나 지갑을 놓고 나오는 사소한 건망증을 경험하지만, 대부분은 순간적인 주의력 부족으로 인해 생기는 현상이다. 하지만 40대를 넘기고 50대에 접어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 시기부터 사람들은 점차 자신이나 주변인의 기억력이 이전과 다르다는 것을 명확히 인식하기 시작한다.
미국 신경과학회에 따르면 사람의 기억력과 인지 능력은 대개 40대 중반부터 서서히 저하되기 시작한다.
특히 단기 기억력, 즉 방금 전에 일어난 일이나 최근의 사건을 기억하는 능력이 가장 먼저 영향을 받는다.
예를 들어 방금 전에 읽은 책의 내용을 다시 떠올리는 것이 어렵거나, 처음 만난 사람의 이름이나 얼굴이 금방 기억나지 않는 현상이 자주 나타난다.
이 시기의 대표적인 초기 증상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방금 전에 들었던 내용을 금세 잊어버린다.
중요한 약속이나 일정을 자주 잊어버린다.
물건을 둔 장소가 생각나지 않아 한참 헤맨다.
친숙한 사람의 이름이 갑자기 떠오르지 않는다.
같은 질문을 반복해서 한다.
이런 증상들은 일반적으로 일상 생활에서 가끔씩 나타나기 때문에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이런 증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난다면 기억력 감퇴의 신호일 가능성이 크다. 이때 적절한 관리와 예방 조치를 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중장년 기억력 감퇴의 원인과 관리법
중장년층에서 기억력 감퇴가 나타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뇌신경 전문의들에 따르면 기억력 감소의 주요 원인은 노화로 인한 뇌세포의 점진적인 감소와 신경전달물질의 저하 때문이다. 특히 뇌의 해마 영역은 기억과 학습에 관여하는데, 이 부위는 나이가 들수록 가장 빠르게 위축된다.
그러나 노화가 기억력 감퇴의 유일한 원인은 아니다. 생활습관 또한 큰 영향을 미친다. 대표적인 원인은 다음과 같다.
수면 부족: 수면 부족이 누적되면 뇌의 기억 저장 기능이 급격히 저하된다. 뇌가 낮 동안 얻은 정보를 제대로 정리하지 못해 기억력이 현저히 떨어진다.
스트레스: 만성적인 스트레스는 코르티솔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를 늘려 기억력을 손상시키고 인지 능력을 떨어뜨린다.
신체 활동 부족: 규칙적인 운동은 뇌의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며 기억력을 증진시키지만, 반대로 운동 부족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기억력 저하가 빨라진다.
영양 불균형: 특히 비타민 B, 오메가3 지방산 등이 부족하면 뇌세포 건강이 악화되어 기억력과 인지기능이 저하된다.
이러한 원인을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하면 기억력 감퇴의 속도를 늦출 수 있다. 구체적인 관리법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규칙적인 운동 습관: 일주일에 3~4회, 최소 30분 이상 걷기와 같은 유산소 운동을 통해 뇌 혈류를 원활하게 유지한다.
균형 잡힌 식습관: DHA가 풍부한 등푸른 생선과 비타민 E가 풍부한 견과류, 채소류를 식단에 충분히 포함시킨다.
두뇌 운동: 퍼즐 풀기, 외국어 학습, 새로운 악기 배우기와 같은 두뇌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면 뇌의 신경망을 활발히 자극하여 기억력 유지에 도움이 된다.
수면 및 스트레스 관리: 매일 밤 7~8시간 충분한 수면을 확보하고 명상, 요가와 같은 방법으로 스트레스를 관리하면 기억력 감퇴를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
병적인 건망증과 정상적인 노화의 차이
기억력 감퇴가 진행될 때 가장 두려운 것은 '치매'와 같은 병적인 건망증일 것이다. 하지만 모든 기억력 감퇴가 치매나 알츠하이머 같은 병적 상태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정상적인 노화로 인한 기억력 감퇴와 병적인 건망증은 다음과 같은 차이가 있다.
정상적 노화로 인한 건망증:
기억력은 저하되지만 힌트를 주거나 메모를 보면 다시 기억난다.
일상생활이나 판단력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
새로운 정보를 익히는 속도는 느려져도 학습 자체는 가능하다.
증상이 천천히 진행되며 심각한 혼란을 초래하지 않는다.
병적인 건망증(치매 초기 단계):
메모나 힌트를 줘도 기억이 전혀 나지 않는다.
판단력, 일상생활 수행능력 자체가 점점 떨어진다.
공간 인지력 상실로 길을 잃거나 익숙한 장소를 알아보지 못한다.
증상이 점점 심화되고 혼란이 빈번히 나타난다.
특히 알츠하이머성 치매는 진행성 질환이기 때문에 초기 발견과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병적인 건망증 의심 증상이 나타날 때는 즉시 전문 의료진과 상담해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필수적이다. 또한 평소에 가족이나 지인들이 서로 관심을 가지고 초기 증상을 체크해주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중장년층에서 흔히 나타나는 기억력 저하는 정상적 노화일 가능성이 높지만, 병적 상태의 초기 증상일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따라서 주기적인 인지검사를 받아 관리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기억력은 관리로 지킬 수 있다
50대 이후 나타나는 기억력 감퇴는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러한 증상을 얼마나 잘 관리하고 예방하느냐에 따라 삶의 질이 달라진다는 사실이다. 초기 증상을 정확히 파악하고 적절한 생활습관과 관리법을 통해 기억력 감퇴 속도를 늦출 수 있다.
만약 기억력 감퇴로 인해 심리적인 불안감을 느낀다면 적극적으로 전문가의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좋다. 기억력을 잘 관리하면 중장년기 이후에도 건강하고 활기찬 삶을 유지할 수 있다. 지금부터라도 기억력 건강에 관심을 가지고 꾸준히 관리해 보자.